하체에서 ‘셔틀콕 金’ 나온다… 매일 100㎏ 스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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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체에서 ‘셔틀콕 金’ 나온다… 매일 100㎏ 스쿼트

M 우동배 0 2687 0

[2023 도전의 해가 뜬다] [5·끝] 배드민턴 세계 정상 꿈꾸는 안세영

한국 배드민턴은 최근 주요 국제 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에서 여자 복식 동메달 1개를 따는 데 그쳤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노메달 수모를 겪었다. 한국 배드민턴이 목에 건 마지막 올림픽 금메달은 2008 베이징 대회 혼합 복식 이용대-이효정 조. 단식 종목으로 한정하면 1996 애틀랜타 올림픽 여자 단식 방수현이 마지막이다. 아시안게임에서도 1994년 히로시마 대회에서 방수현 이후 단식 종목에선 노 골드다.

한국 배드민턴은 여자 단식 세계 4위인 안세영(21·삼성생명)에게 끊어진 단식 금맥을 이어줄 것으로 기대를 건다. 16세 때였던 2018년 성인 무대에 데뷔한 안세영은 이듬해 BWF(세계배드민턴연맹) ‘올해의 유망주’에 뽑히는 등 무서운 속도로 발전, 지난해 말 만 20세 나이로 7주간(11월 6일~12월 25일) 세계 랭킹 2위까지 올랐다. 올해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내년 예정된 파리올림픽에서 한국에 금메달을 안겨줄 재목으로 평가받는다.

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이 지난달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라켓을 들고 웃고 있다. /신현종 기자
안세영이 최정상에 오르기 위해선 세계 랭킹 1위 야마구치 아카네(26·일본)와 2위 천위페이(25·중국)를 뛰어넘어야 한다. 안세영은 국제 무대에서 두 선수에게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야마구치와의 상대 전적이 5승 10패, 천위페이와는 1승 8패로 모두 열세다. 이들을 꺾고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안세영을 지난달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만났다.


안세영은 야마구치와 천위페이에 대해 “그 선수들은 셔틀콕 스피드, 이동 속도, 수비력, 공격력 등 어느 하나 빠짐없이 나보다 뛰어나다. 그래서 내가 계속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세영은 넓은 활동량과 정확성을 앞세워 상대 선수의 체력을 고갈시키고 범실을 유도하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야마구치와 천위페이는 안세영의 전략을 무력화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른 발과 강한 힘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학균 배드민턴 국가대표팀 감독은 “안세영이 이들을 제치고 세계 최정상에 오르려면 구사하는 기술이 더 다양해져야 하고, 볼의 강약을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지금은 야마구치, 천위페이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고 했다.

안세영은 볼 파워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일단 이들과의 힘 대결에서 밀리지 않아야 장기인 정확성을 바탕으로 여러 기술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안세영은 100㎏ 이상 무게로 스쿼트와 데드리프트 등 하체 근력 운동을 하고 있다. 그는 “무게를 생각보다 많이 든다고 동료들이 놀라곤 한다”고 했다. 배드민턴 훈련 때는 찬스 볼에서 확실하게 끝내는 훈련을 많이 한다고 한다.

어린 나이부터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내 ‘천재형’ 인재인가 싶었지만, 안세영은 스스로 ‘노력파’라고 했다. 그는 “하루 한 번이라도 배드민턴을 치지 않으면 마음이 불안하다”며 “쉬는 날에도 아침에 혼자라도 운동을 해야 친구도 만나고 취미 생활도 할 수 있다”고 했다. 대회 때는 상대할 선수의 경기 영상을 보면서 그 선수의 장단점, 플레이 스타일, 주로 공을 치는 방향 등을 노트에 빼곡히 적어가며 분석한다고 한다. 그는 “시합이든 훈련이든 내 에너지를 모두 쏟아낸 느낌이 들지 않으면 결과가 좋아도 아쉽다”고 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고 한다. “예전엔 강한 상대를 만나면 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시합에 나갔어요. 그래서 제 능력을 다 발휘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연습량이 많아지고 경험도 조금씩 쌓이다 보니 이제는 누굴 만나도 이길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장에 나갑니다.”

안세영은 올해 아시안게임에 임하는 각오로 구체적인 메달 색깔보다는 “내 기량을 100% 발휘하는 것”이라고 했다. 대회 전까지 훈련을 통해 기량을 꾸준히 끌어올리고, 대회에 나가서는 결과와 관계없이 후회가 남지 않을 경기를 펼치고 싶다는 것이다. 그는 “금메달을 너무 의식하면 실패했을 때 그만큼 실망감도 클 것”이라며 “내 모든 걸 쏟아붓는다면 결과도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고 믿고 한 경기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진천=김영준 기자
 

기사제공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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